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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슬기롭지 못한 ‘슬기로운 해법’
최공재  |  storyk20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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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2  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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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전혀 슬기롭지 않은 영화 한편이 개봉한다. 카피문구 그대로 웃기지도 않은 대국민 막장쇼를 펼치는 영화 되시겠다. 내용도 한창 구시대적인 마인드인데다가 하필 작금의 상황과 어울려 개봉을 미루면서 눈치 보는 꼬락서니가 정말 말 그대로 ‘웃기지도 않는 영화’가 돼버린 격이다.

원래 이 영화는 4월에 개봉예정이었다. 역시나 선거철이 다가오니 정치선동용 작품들이 슬슬 기어나올 것이라 예상은 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이제는 동네북으로 전락해버린 ‘조중동’이란 단어를 가지고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까대며, 나아가 역시나 또 그렇게 노무현 향수팔이를 하는 모양새는 이젠 너무 식상해질 정도다. 이 따위 영화를 만드는 놈들이 ‘독립영화’한다고 깝쳐대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자고로, 창작이란 과거의 지식을 통해 미래를 겨냥하거나 새로운 인식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해야 할 한국의 독립영화는 그렇게 정치판의 개가 되어 이 따위 영화나 찍어대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 이따위 것들이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지는 모르겠지만 그딴 게 진보라면 분명 보수만도 못한 것은 확실하고, 사전적 의미라면 차라리 그게 보수에 더 가깝다. 새로운 시선과 의식을 상실한 창작자들, 좀비만도 못한 존재들이 아닌가?

이 영화는 초반 홍보할 때만 해도 언론의 모든 부정적인 면을 ‘조중동’에만 맞추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쌍팔년도에 짜인 프레임에 갇혀 한 발짝도 진일보된 시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조중동은 무조건 나쁜 언론이고(과연 그들은 그 신문들을 보고 주장하는 것이긴 한 걸까?), 대기업들과의 유착관계가 있으며, 자신들의 군주인(이제는 신의 반열에 올려도 무색할) 노무현 前대통령을 죽인 원흉들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포스터 전면에 걸친 주장들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거 큰일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한국의 언론이라는 것이 조중동의 문제가 아닌 총체적 언론의 문제로 변해 버리고,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신조어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미 인터넷 언론의 선정성과 폭력성은 수면 아래서 희지가 되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조중동’ 프레임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 언론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마당에 조중동 잡자고 달려드는 이 따위 철 지난 마인드의 영화 따위에 혹할 리가 없다. 거기다가 이제 슬슬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전반적인 문제의 시발점들이 그들이 신처럼 모시는 노무현 정부에서 튀어나오고 있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어 버렸다.

그러자 이 영화는 개봉시기를 5월 중순으로 미뤘다. 그리고, 홍보내용은 ‘조중동’에서 ‘조중동을 비롯한 한국 언론과의 전쟁’으로 재포장했다. 새롭게 바뀐 홍보 글들을 보면서 필자는 한참을 배꼽잡고 웃었다. 지들이 무슨 꿩도 아니고, 줄 그으면 호박이 수박 되는 줄 아는 인간들인가 보다. 이건 뭐라 포장해도 그냥 전형적인 80년대 ‘조중동 프레임’을 단 1mm로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 출처: '슬기로운해법' 홈페이지

거기에 이 다큐멘터리의 기본 원작이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저자: 김성재)’이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이게 과연 공정한 시선을 가진 영화일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지지율로 따지자면 10%도 안될 확률이다. 그딴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어 놓고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가 하수상하니 참 슬기롭지 못하게 포장해서 슬그머니 내놓는다. 도대체 뭘 더 바랄 게 있다고?

그런데 과연 그들은 알까? 이게 차라리 망자인 군주를 더 욕되게 하는 짓이고,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영화의 원래 취지 그대로를 까놓고 갔어야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라는 것을! 지켜보는 필자의 시선으로는 이념이고 나발이고 어줍잖게 숟가락 얹어 보려는 한심한 놈들의 액면가가 드러나는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으니 웃음이 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노 前대통령이 관 뚜껑 열고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필자는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님 같은 경우는 인정하는 사람이다. 세상이 바뀌건 뭐하건 자신의 이념에 굽히지 않고 끝까지 ‘좌파’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좌우를 떠나 적장이더라도 존경할만한 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정지영 감독 같은 존재를 만들지 못하는 우파를 욕했으면 욕한 사람이지.

진정한 전장은 비록 적장이더라도 그의 용맹함을 인정해 무덤을 만들고 제를 올려준다. 세상눈치 봐가며 뻔한 호박에 줄긋기 하는 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고, 그런 쓰레기들에게 이용당하는 고인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그가 불쌍해지려고 한다. 차라리 철 지난 ‘조중동’과 끝까지 싸워라!

그러다가 전사하는 것이 차라리 자신의 사상에 충실한 전사의 모습이고, 주군의 뜻을 받는 수하의 도리이니, 그런 사람이 만든 영화라면 필자 역시 군소리 없이 박수를 보내드리도록 하겠다. 하지만, 지금 이 영화의 홍보하는 꼴을 보니 그 알량한 기대감마저 접는 것이 속 편할 듯 하다. 한국의 근대사를 경험하지 못한 그들에게 이념은 그냥 수단이 됐을 뿐이다.

그게 한국 독립영화의 현실인데, 분명한 것은 한국에 ‘독립영화는 없다!’ 이다. 필자가 이 영화를 통해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독립영화라고 포장한 ‘이념영화’들만이 판치고 있는 실정에서 이제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이념영화들의 실체도 어느 정도 벗겨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제 80년대 운동권 마인드는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물론 억울하겠지만 그다지 억울해 하지 말길 바란다. 이 따위 영화를 만드는 그대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어른들을 개 무시할 때 그 어른들도 억울함과 서운함에 눈물을 흘리셨다. 그만큼 어른들 피눈물 나게 괴롭혔으니 이젠 자업자득의 시간이다. 필자가 한국 독립영화판에서 집단 다구리를 당할 때 그대들은 꽃다운 시절을 보내지 않았는가? 그만큼 놀았으면 아쉬울 것도 없을 것이다. 인생 새옹지마, 내려놓고 가면 마음은 편할 것이라고 아주 건방진 조언을 해본다.

이젠 우파에서 중앙일보와 JTBC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시대에, 대한민국의 언론이라는 기형적인 존재에 대한 거대담론을 담아야 하지만, 그건 이념적으로 편향된 그대들이 할 일은 절대 아니다. 그러니 철 지난 조중동 프레임 잡고 있을 시간에 그걸 내려놓는 것, 그게 슬기로운 해법이다.

결론은 이거다. 어떻게든 호박에 줄그어 개봉하려 눈치보지 말고 그냥 니들끼리 모여서 자위용으로나 보라는 것! 한국 독립영화판을 더 이상 정치적 편견으로 더럽히지 않는 것이 그나마 후배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그대들의 의무라는 것이 필자가 이 영화를 만든 이들에게 권하는 마지막 배려의 말이다. 시네마의 달은 지고, 이제 새로운 시네마의 해가 뜰 시간이다.
 

[최공재]
변질되버린 한국의 독립영화판을 향해 한산섬 달밝은 밤에 가운데 손가락 높이 치켜들다 작살난 채 조용히 초강력 수풔울뜨라 에세푸 노르뽀틱 갓뎀 쉣 호러블 머더뻐낑 무비 디렉터를 꿈꾸는 독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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